"성매매에 유인 당한 청소년을 범죄자 취급,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없도록 만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하루 속히 개정해야 한다."
2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시민단체 360여곳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청법 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출범을 알렸다.
그동안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현행 아청법이 성매매 청소년을 '성매매 행위를 권유·유인 당하거나 피해를 당한 청소년'(피해아동·청소년)과 '성을 사는 행위의 상대방이 된 자'(대상아동·청소년)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성을 매매했다고 규정하는 바람에, 보호의 대상이 아닌 처벌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성매수 범죄의 상대방이 된 아동·청소년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아동·청소년과 동일한 보호처분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아동·청소년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성매수자와 성매매 알선자들부터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 친구들에게 알리겠다'는 협박까지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던 만 13세 아동이 가출한 뒤 성인 남성에 의해 모텔에 유인돼 성적으로 착취당하고서도 아청법에 따라 피해자가 아닌 '대상 청소년'으로 분류된 적이 있다.
공대위는 '대상아동·청소년' 구분을 없애는 내용의 아청법 개정안을 2월 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처리하고 7월 이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범람하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등 아동·청소년은 상업화된 성착취 피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지만 아청법은 이를 방지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아동청소년을 보호해야 할 법체계가 오히려 범죄자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산업의 책임은 구매자와 알선업자들에게 있다"며 "피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 교육과 보호처분은 범람하는 성착취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사법적 횡포"라고 비판했다.
아청법 개정안은 지난해 2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 법사위에 상정됐지만 법무부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법사위 제2소위에 회부된 뒤 1번도 논의되지 못했다. 아청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때도 발의 됐지만 폐기된 바 있다.
기사날짜: 19. 01. 22
출처: 내일신문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301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