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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레터 19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인턴활동
    등록일2019.04.25
    조회수317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인턴활동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학회원           

         김현수, 신미소, 신수현, 원의림, 장현지           



     

    아래의 글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에 대한 현실과 개선방안을 논의 후

    학회원들 중 실무자가 된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공익활동을 이어가고 싶은 분들이 본 센터에서의 인턴활동

    을 제안주시고, 2주간(2/11~2/22)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 인턴활동을 마친 후기입니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에도 늘 위태로움은 도사리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손이 베이거나 뜨거운 것에 델 때면

    항상 ‘10초 전만 해도 이럴 줄 몰랐는데...’라는 생각을 합니다. 잠깐 사이에 원치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돌이킬 수 없

    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이 느낌에는 익숙해지지도 않습니다.삶을 돌이켜 보면 종이에 손이 베이거나 

    뜨거운 것에 데는 것보다도 더 위태로운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필이면 통장 잔고가 비었을 때 하던 일이 다 

    끊겼다거나, 미처 보지 못한 차가 달리다가 멈췄을 때 10c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내가 있었다거나이상한 아저씨가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는 나를 어딘가 데리고 가려고 했다가 실패했던 때 등 그런 순간은 꽤 많았습니다특히 왕성

    한 욕망과 호기심에 거침이 없었음에도 스스로 아주 성숙한 줄 알았지만그 어느 때보다 연약하고 세상에 대해 무지

    했던 청소년기에 맞닥뜨린 그러한 순간들을 떠올리면 가끔은 소름이 돋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 약 5년간 쌓인 법률상담 데이터를 정리하기 위해 들춰본 수십 개의 사건에 등장한 아이들의

    삶을 뒤집어 놓은 것도 바로 그러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용돈 부족이나 생활의 궁박, 호기심에 

    의해 성매매에 유입됐습니다. 그런데성매매 지속사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협박/강요/위계’(36%)

    였고, 두 번째로 많은 비율(21%)의 아이들이 일회성 성매매에 그쳤습니다. 이 통계 결과는 미성년자 성매매가 

    아이들 입장에서는 지속성을 갖지 않는 순간의 선택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아이들의 삶을 뒤집어 놓는 

    것은 순간의 선택을 악용한 성인들 때문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2주 동안 사건 자료들을 들춰보며 매일같이 한숨 쉬며 화가 나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수백 장의 종이 속에는

    추악한 어른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이의 성을 착취하면서 연애와 사랑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에게 그것이 연애라고 그루밍하는 성인, 성매매를 종용하고 강요하는 성인, 궁박한 상황이나 영상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성매매하도록 협박하는 성인심지어 경찰이라는, 아동을 보호하는 지위를 악용하여 성매매를 

    하는 성인까지, ‘성인(成人)’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울 정도로 미성숙하고 파렴치한 사람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매일매일 절망적이었습니다.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피고인 측 변호인들의 변론서나 공감 능력을 찾아

    볼 수 없는 검찰의 불기소이유서 앞에선 더더욱 절망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한 스푼의 절망을 떠먹었습니다. 그러나 두 스푼의 희망도 함께 떠먹었습니다. 상담 기록을 보면 십대

    여성인권센터분들이 아이들과 상담하거나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간 시간이 쓰여 있습니다. 거기에는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 종종 기록돼 있었습니다아이들의 더 나은 앞날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서 

    저희 모두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인턴 활동 기간 동안 저희를 지도해주신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이시정 

    변호사님을 비롯하여 십대여성인권센터와 함께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변호사님들의 존재와 그분들이

    쓰신 변론서, 아이들의 피해자성을 확실하게 인지한 판결문 등은 예비 법조인인 저희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줬습니다.

    마지막 날, 저희가 정리한 법률상담 데이터 보고 발표를 했습니다. 단시간 내에 작성한 보고서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애정 가득 담긴 조진경 대표님의 피드백과 함께 2주간의 활동을 복기하면서 뿌듯함과 함께 한 학우들에 

    대한 고마움에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인권법학회에서 아동·청소년 인권, 여성 인권과 관련된 세미나를 여러 차례

    하면서도, 내가 법조인으로서 그 분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조금은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보고 발표를

    하면서 이제 반걸음은 내딛었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된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작정 연락해서 찾아간 저희를 환대해주신 조진경 대표님, 권주리 사무국장님, 김모란 선생님 등 십대여성인권센터

    구성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정말 정신없이 돌아가는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시간을 나눠주신 2주 동안 많은 것을

    배우며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일하면서 본 것, 느낀 것을 앞으로 법조인으로 살아가는 삶에 녹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센터에서 진행하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운동과 아이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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