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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레터 18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김현미
    등록일2018.12.26
    조회수501
  •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오늘展>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오늘展>은 고립과 무관심의 세계에 살던 두 집단 간의 급진적 연결성을 만들어낸 전시였다여기 우리가 있다 Here 

    I am" 라는 10대 성착취 피해 여성의 당사자 선언에 관람자들은 "여기 우리가 있다 Here We are"라며 연대와 지지

    응답하는 것 같았다전시장 주변의 수많은 포스트잇은 미안함격려함께 있음과 같이 싸움의 선언들로 가득했다<

    늘展>이 구성해 낸 놀라운 정동의 효과는 이 전시가 10대 여성을 동질적 구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지를 질문하기 때문이다


      <오늘展>은 성착취라는 시스템과 그 세계의 행위자의 일원인 10대 여성의 복잡한 연류와 불평등의 세계를 그려낸다

    는 10대 여성이 절박함과 두려움으로 접속했을 채팅앱감금의 거래장소인 여관과 모텔들추위에 몸을 녹이던 무심한

    시의 새벽녘 자판기를 차례로 통과한 후10대 여성들의 예술작품들과 마주했다이들의 자기표현은 너무나 직설적

    이며 동시에 아름다워 잠시 이들이 거쳐 온 불온한 폭력의 세계를 잊게 만들었다예술심리치료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 이들의 창작물들은 10대 여성 각자가 얼마나 고유한 역사욕망고통혼란스러움과 능동성을 가진 존재인가

    를 일깨이 때문에 <오늘展>은 이제까지 탈성매매를 사유해왔던 방식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만든다10대 여성들

    이 성착취의 세계와 완전히 결별하고 다른 세상으로 이동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그러나 동시에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점이다10대 여성들은 가족과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처음으로 자기 몸을 통해 생존의 의미

    를 알게된다이들의 몸과 정서에 착종된 경험은 돈이 만들어내는 환상적 주술로부터 쉽게 결별하기 어렵다자기 삶의 

    선택지들이 나름 많다는 것을 알아내기까지는 오랜 기간 이들과 함께한 존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10대 

    착취 여성들의 ’ 이동과 선택을 기다려주고,대화해주고몸과 정서를 회복해주는데 기여해왔던 활동가예술심리

    치료사상담원언니그리고 당사자 친구들이 <오늘展>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한 10대 여성은 천개의 

    마음이란 작품을 해  예쁜 꽃들로 장식된 모양의 상자를 만들어냈다마치 이제까지 착취당해 온 자신의 몸에 

    장례식을 치루고결별하는 것 같았다인생의 한 순간에 고립물질과 성불평의 세계를 너무 일찍 알아버린 자신의 과거

    를 애도하고새로운 세계로 이동하고자 하는 희망을 담아내는 것 같았다이들은 모두 그렇게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다.


      전시를 본 후 나는 돈 없고가난한위험에 빠진재능 있고 미학적인사려 깊은겁 많고 걱정 많은외로움을 못 

    디며친구를 찾아가는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는무엇보다 어떻게 살아내는 것이 좋은 삶의 의미를 알고자

    는 10대 여성들을 지지하고 사랑한다고 썼다<오늘展>은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불온한 성적 환타지의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의미 있는 사회적 존재로 존중받아야 함을 선언하고 있었다나도우리 모두 그런 십대를 보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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